야만의 제국 - 귀향

2001.06.01 12:46




깔끔하게 닦은 갑옷이 햇빛 아래 찬연히 빛났다. 젊은 팔라딘 던컨은 말을 몰아 자신의 고향 코브로 들어서고 있었다. 던컨이 오랜 시간에 걸친 모험 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겨우 며칠 전이었다. 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새로운 모험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잠시 코브에서 휴식을 취할 작정이었다. 던컨은 자신의 고향을 사랑했다. 코브는 큰 도시의 안락함을 뒤로하고 신세계를 개척한다는 "개척자" 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새로운 삶'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자, 팔라딘의 가슴이 조금 답답해졌다. 코브는 옛날같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오크 기지로부터 끊임없는 위협때문에, 코브에서의 삶은 언제나 평화로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무언가 변화가 생겼다. 산발적으로 오크 부족의 이동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지만, 오크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오크가 어떤 생각을 하는 지는 뻔했다. 싸움, 피… 새로운 땅의 정복, 오크의 단순한 머리 속에는 그 이상의 것은 들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온 보고들은 오크가 새로운 땅을 정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 같지는 않았다. 던컨이 오크에 대해서 잘 몰랐더라면, 오크들이 뿔뿔히 흩어져서 달아나는 것같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오크들의 움직임은 어떤 목적을 향한다기 보다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로 부터 달아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달아나는 방향이 코브 쪽이라는 것이었다.


골목을 돌아선 던컨은 자신에게로 뛰어오는 소년과 마주쳤다. 소년은 열네살 정도로 보였다. 소년의 가죽 갑옷은 누더기가 되어 있었고, 오른팔에는 긴 상처가 나 있었다. 소년은 몇 번이나 고통스런 모습으로 쓰러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던컨을 향해 달려왔다. 던컨은 즉시 말에서 내려, 소년의 팔에 붕대를 감아주었다.


"기사님, 놈들이 외곽 벽을 돌파했습니다!" 소년이 쿨럭거리는 기침 소리를 내며 외쳤다.


팔라딘의 진홍색 눈이 놀라움으로 인해 둥그래졌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오크들입니다, 기사님. 그것도 수십마리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벽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모두 당했습니다. 오크들이 마을 안으로 쳐들어오고 있니다."


"경비병들은 어떻게 되었느냐? 코브에는 브리티시 왕께서 파견한 경비병 연대가 주둔하고 있지 않느냐?"


"모르겠습니다, 기사님. 경비병들은 아직 자신들의 순찰지와 주둔지를 지키느라 저희에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브리튼과 트린식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거의 대다수가 코브를 떠나버렸습니다." 던컨이 붕대를 조이자 소년은 움찔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오크들은 그 도시들은 공격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격할 기미도 보이지 않구요."


"뭐라고! 그렇다면 코브같은 작은 마을들은 우리가 직접 지킬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아닌가?" 분노한 팔라딘이 외쳤다. 피로한 던컨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 "사람들은 광장으로 모으고, 큰 도시에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할 수 있는지 알아보거라. 코브를 공격해 온 오크들은 우리가 직접 처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구나."


장검을 빼들고 말에 올라타는 던컨을 향하여 소년이 경례를 붙였다. 마을의 관문을 향해 달려간 던컨은 바로 전투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던컨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어느 부분의 방어가 약하고, 누가 싸움에 참여하고 있으며 누가 보이지 않는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몇 안되는 사람의 눈매는 절망적인 빛을 띄고 있었다. 방어 부대는 서서히 뒤로 밀리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사람들의 사기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것 같았다. 던컨은 지금 당장 어떤 일을 해야함을 깨달았다. 분노의 함성을 외치며, 던컨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중심으로 돌격했다.


일선으로 뛰어든 젊은 팔라딘의 말은 던컨이 오크 한마리의 목을 베는 동안, 다른 오크 하나를 발로 짓밟았다. 던컨은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혼란에 빠진 싸움을 수습하기 위해 애썼다. 팔라딘의 합류에 이어 베테랑 전사들이 전장에 도달하자 방어 부대의 사기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승기가 조금씩 인간들에게 기우는 듯 하였다. 오크 무리가 서서히 뒤로 물러서는 듯 하였다. 마침내 살아남은 오크들이 달아나자 주민들은 기쁨에 넘쳐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기쁨의 함성이 채 사그라 들기도 전에, 벽의 꼭대기에서 다급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오크가 또 몰려온다… 이번엔 수백마리다!!!"


던컨은 다시 칼을 뽑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리쳐 전투 진용을 갖추라는 명령을 내렸다. 정문은 이미 폐허로 변했고, 나무 벽은 오크를 막을 수 없을 터였다. 코브 주민들은 오크들의 공격에 익숙했지만, 이 정도로 대규모 공격은 문제가 달랐다. 빠른 시일 내에 지원군이 도착하지 않는다면, 브리튼 동쪽의 오크 기지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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